새로운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우리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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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나 댓글 0건 조회Hit 3,322회 작성일Date 05-11-23 14:05본문
새로운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에 대한 우리의 의견
새로운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 작업이 시한에 쫓기며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이 지닌 문제점을 개선, 보완하여 국어과 교육과정의 체계적인 정합성을 확보하는 한편 새롭게 변화된 사회 환경에 적응함으로써 교육 내용의 적정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 논의는 필요하며 또한 시급한 것이라는 데 우리는 동의한다. 그러나 현재의 논의 과정이나 논의 구조는, 그동안 이루어져 왔던 다양한 이론적, 실천적 성과들을 수렴하거나 해결되지 않았던 쟁점들을 의미 있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데에는 심각한 문제와 한계를 안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새로운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 작업은 교육과정심의위원회, 교육과정연구개발협력위원, 교육과정개정연구협력위원회, 국어과교육과정쟁점토론회 등과 같은 다양한 논의 방식과 논의 단계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적인 쟁점들에 대한 합의 과정 없이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 시안’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합리적인 국어과 교육과정의 개정을 기대하며 한국문학교육학회를 비롯한 문학 관련 학회들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1. 국어과 교육과정의 교육 목표는 우리의 초ㆍ중등학교 학생들이 세련되고 풍성한 언어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필요한 능력을 길러 주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설정되고 진술되어야 하며, 국어과의 교육 내용은 이를 달성하는 구체적인 경로와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논의는 국어교육의 독자성과 특수성에 기초하여 목표를 제시한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교육 목표나 교육 내용에 대한 합의 없이 국어의 기능 영역만으로 내용 영역을 선정하고 있다. 이래서는 문학교육은 물론이고 국어교육 전체에 큰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어교육의 목표 설정을 위한 진지한 토론과 모색이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국어교육의 내용 영역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2. 지금의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 시안은 문학 작품을 통해 의도하고 지향해 왔던 문학교육의 목표와 가치들을 배제한 채, ‘텍스트로서의 작품’이나 활동들만을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영역 안에 포괄시켜 조직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교육 활동이라도 교육 목표가 다르면 다른 교육적 의미와 결과를 갖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따라서 문학 작품이 국어 활동 자료 형태로만 남게 된다면, 문학 작품이 지니고 있던 인간학적 가치와 심미적ㆍ윤리적인 기능을 실현시킬 방법은 달리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의 문화유산이자 정신이자 삶의 모습인 문학을 단순히 교육 자료로 활용하려고 하면서 이를 문학교육의 확장과 심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 변명하는 논리는 타당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다.
3. 새로운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안은 국어교육의 현실성과 역사성에 바탕을 두고, 여러 주체들의 공동의 합의하에 구성되어야 한다. 다양한 의견 수렴이라는 명분 하에 오히려 문학교육(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을 배제하거나 분리시키려는 모습을 보인 것은 명백히 잘못되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새로운 국어과 교육과정 개발이 특정 이론이나 집단적 권위가 선택되는 과정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들을 통합하기 위해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논의를 거쳐 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4. 국어교육은 모든 학습의 과정과 단계마다 강조되고 주력해야 할 목표점들이 있다. 기본적인 의사소통능력을 길러 주어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정서적이고 창의적이며 문화적인 국어 능력을 갖추게 해 주어야 할 때가 있다. 문학교육은 국어교육의 일부분으로서가 아니라 국어교육의 심화되고 성숙한 단계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이런 점에서 국어교육의 영역과 내용 범위와 학년 간 위계화를 획일적인 분류 기준으로 재단하지 말고 학생의 지적ㆍ정서적 성장에 맞추어 국어교육의 목표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국어교육의 목표 설정에 대한 보다 깊은 고민을 촉구한다.
2005년 11월 12일
한국문학교육학회 회장 윤여탁
참고: 토론 참여 학회
국어국문학회(대표이사: 우한용, 서울대)
한국고전문학회(회장: 김흥규, 고려대)
한국현대문학회(회장: 조남현, 서울대)
한국문학연구학회(회장: 조정래, 서경대)
새로운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 작업이 시한에 쫓기며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 제7차 국어과 교육과정이 지닌 문제점을 개선, 보완하여 국어과 교육과정의 체계적인 정합성을 확보하는 한편 새롭게 변화된 사회 환경에 적응함으로써 교육 내용의 적정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 논의는 필요하며 또한 시급한 것이라는 데 우리는 동의한다. 그러나 현재의 논의 과정이나 논의 구조는, 그동안 이루어져 왔던 다양한 이론적, 실천적 성과들을 수렴하거나 해결되지 않았던 쟁점들을 의미 있는 방향으로 개선하는 데에는 심각한 문제와 한계를 안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새로운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 작업은 교육과정심의위원회, 교육과정연구개발협력위원, 교육과정개정연구협력위원회, 국어과교육과정쟁점토론회 등과 같은 다양한 논의 방식과 논의 단계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핵심적인 쟁점들에 대한 합의 과정 없이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 시안’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합리적인 국어과 교육과정의 개정을 기대하며 한국문학교육학회를 비롯한 문학 관련 학회들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1. 국어과 교육과정의 교육 목표는 우리의 초ㆍ중등학교 학생들이 세련되고 풍성한 언어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필요한 능력을 길러 주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설정되고 진술되어야 하며, 국어과의 교육 내용은 이를 달성하는 구체적인 경로와 방법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논의는 국어교육의 독자성과 특수성에 기초하여 목표를 제시한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교육 목표나 교육 내용에 대한 합의 없이 국어의 기능 영역만으로 내용 영역을 선정하고 있다. 이래서는 문학교육은 물론이고 국어교육 전체에 큰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어교육의 목표 설정을 위한 진지한 토론과 모색이 다시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국어교육의 내용 영역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
2. 지금의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 시안은 문학 작품을 통해 의도하고 지향해 왔던 문학교육의 목표와 가치들을 배제한 채, ‘텍스트로서의 작품’이나 활동들만을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영역 안에 포괄시켜 조직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교육 활동이라도 교육 목표가 다르면 다른 교육적 의미와 결과를 갖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따라서 문학 작품이 국어 활동 자료 형태로만 남게 된다면, 문학 작품이 지니고 있던 인간학적 가치와 심미적ㆍ윤리적인 기능을 실현시킬 방법은 달리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의 문화유산이자 정신이자 삶의 모습인 문학을 단순히 교육 자료로 활용하려고 하면서 이를 문학교육의 확장과 심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 변명하는 논리는 타당하지도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다.
3. 새로운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안은 국어교육의 현실성과 역사성에 바탕을 두고, 여러 주체들의 공동의 합의하에 구성되어야 한다. 다양한 의견 수렴이라는 명분 하에 오히려 문학교육(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을 배제하거나 분리시키려는 모습을 보인 것은 명백히 잘못되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새로운 국어과 교육과정 개발이 특정 이론이나 집단적 권위가 선택되는 과정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들을 통합하기 위해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논의를 거쳐 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4. 국어교육은 모든 학습의 과정과 단계마다 강조되고 주력해야 할 목표점들이 있다. 기본적인 의사소통능력을 길러 주어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정서적이고 창의적이며 문화적인 국어 능력을 갖추게 해 주어야 할 때가 있다. 문학교육은 국어교육의 일부분으로서가 아니라 국어교육의 심화되고 성숙한 단계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이런 점에서 국어교육의 영역과 내용 범위와 학년 간 위계화를 획일적인 분류 기준으로 재단하지 말고 학생의 지적ㆍ정서적 성장에 맞추어 국어교육의 목표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국어교육의 목표 설정에 대한 보다 깊은 고민을 촉구한다.
2005년 11월 12일
한국문학교육학회 회장 윤여탁
참고: 토론 참여 학회
국어국문학회(대표이사: 우한용, 서울대)
한국고전문학회(회장: 김흥규, 고려대)
한국현대문학회(회장: 조남현, 서울대)
한국문학연구학회(회장: 조정래, 서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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